[ 복덕방] 이태준 복덕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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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2-12-11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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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내가 코에 풍기는 듯 대뜸 입 안에 침이 흥건해지고 전에 괜찮게 지낼 때, 충치니 풍치니 하던 것은 거짓말이었던 것처럼 아래윗니가 송곳 끝같이 날카로워짐을 느끼었다. 뿌연 뜨물에 휩쓸려 나오는 것이 여러 가지다. 주먹구구에 골독했던 안초시에게는 놀랄 만한 폭음이었던지, 다리 부러진 돋보기 너머로, 똑 모이를 쪼으려는 닭의 눈을 해가지고 수챗구멍을 내다본다. 안초시는 그 날카로워진 이를 빈 입인 채 빠드득 소리가 나게 한번 물어 보고 고개를 들었…(省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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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덕방] 이태준 복덕방
철석, 앞집 판장 밑에서 물 내버리는 소리가 났다. “추석이 벌써 낼 모레지! 젠―장…….” 안초시는 저도 모르게 입맛을 다시었다. 호박 꼭지, 계란 껍질, 거피해 버린 녹두 껍질. “녹두 빈자떡을 부치는 게로군, 흥…….” 한 오륙 년째 안초시는 말끝마다 ‘젠―장……’이 아니면 ‘흥!’ 하는 코웃음을 잘 붙이었다.